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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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보물섬


본래 이곳은 조부모님께서 농업을 기반으로 삶의 터전을 일구셨던 곳이다. '옳은휴식하루'가 지어진 이 산은 조부모님이 추운 겨울, 땔감을 얻기 위해 마련해 놓으신 작은 야산이었다. 

어린시절 나에게 이곳은 
작은 뒷동산이 아니라 아지트였다.

비밀 본부가 있고,
타잔을 흉내낸다며 나무  위를 오르내리던 곳,  
할아버지에게는 여름 농사철 
강한 햇볕을 피하며 잠시 쉬는 곳,
점심을 드시고 낮잠을 주무시던 
휴식처였다. 

부모님께 회초리를 맞고 숨어 울던 
코흘리개의 도피처이기도 했다.
이곳은 그저 작은 야산이 아닌 
나의 "보물섬"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내 나이 마흔을 훌쩍 넘고 
곧 쉰을 바라보는 나에게 이곳은 여전히 
나의 어릴적 웃음소리가 묻어있는 
추억이 있기에 특별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훗날 나의 손자에게도 
이곳의 추억들을 만들어 주고 싶은 작은
바램을 갖고 있다. 또,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과 나의 추억을 나누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현재의 모습은 어릴적과 다르지만
나는 우리가 쉴 수 있는 우리들의 본부,
보물섬이 되길 바란다.

#농사


난 이 땅에 추억이 많다.
한 여름 딸기와 참외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밭에가면 
언제든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늘 기름진 토양을 자랑하는 교하
흙이 곱고 영양분이 많아 ‘고래실’이라 불렸다.

이 땅에서 자란 쌀로 지은 윤기 흐르는 밥이 
나를 건강하게 키워주었다.

비오는 여름철 한 손은 할아버지 손을 잡고 
또 다른 한 손에는 그물과 노란 주전자를 들고 
미꾸라지와 송사리를 잡으러 길을 나서던 추억.

#내캠핑의 역사

시작은 산속에 만들어진 본부였다.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본부는 
무릎으로 기어 들어가야하는 
작은 입구라서 불편했지만 
내 본부에서는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어 항상 좋았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밤에는 
본부가 무너질까 뜬눈으로 밤을 보냈었다.
이른 아침 산으로 뛰어가 살피던 생각이 어렴풋하다.
동네 친구들과 비교하면 
내 본부는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구조였다.

그래서 였을까 
나는 보이스카웃 단원이었고,
그 시절 휘발유 버너를 갖고 있었고,
스스로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야외에서 활동했던 시간들로 
맥가이버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요즘은 참 신기하다. 
옛날엔 바닥에 앉아 밥과 돌을 
같이 씹으며 캠핑을 했다면 
지금은 럭셔리한 식탁에 캠핑용 의자에 앉아 
계절을 불문하고 캠핑을 즐긴다.

그 경험에 캥핑장을 5년간 운영할 수 있었고,
이제는 옛 경험과 노하우로 
새로운 캠핑문화를 만드는 
첫 단추를 잡았다.

몸이 고달프지 않는 캠핑 / 준비가 필요없는 캠핑 / 자동차에 사람만 타고 가는 캠핑 / 하루를 길게 누리는 캠핑 / 깨끗한 캠핑

/내가 맥가이버가 아니어도  아이들에게 맛있는 바베큐를 해줄 수 있는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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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캠핑을 시작한다.

#아이와 자연


세탁기에서 달그락 소리가 난다.

우리 아들 주머니 가득 돌을 주워 왔나보다.
날이선 돌맹이, 맨들맨들 광이나는 돌맹이.
그 중 가장 아끼는 돌은 잘린 단면에 
반짝이는 금으로 가득한 돌맹이다

옷을 털어 널다보면 형태를 
알 수 없는 씨앗이 툭 튀어나온다.

접힌 바지단 사이에는 흙과 먼지가 
털실처럼 길게 자리잡고 있다.

밖에서 하루종일 뛰어놀다 보면 
아이도 모르게 옷에 묻어나는 자연소재들이 
우리 아이의 어린시절을 풍요롭게 한다.

#옳은휴식


이젠 떠나 보내야겠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주말의 즐거움을 기대하며 
평일을 보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 
캠핑은 테트리스로 시작해서 
테트리스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자연을 벗 삼아 사이트를 구축하다보면 
역시 집짓기가 쉽지 않으니 집을 지을 때 마다 
1년씩 늙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것 같다. 
그러나 이놈들과 함께했던 많은 추억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으로 보답한 것은 틀림없다.
 
나이가 들었나?
아직도 자연은 그리운데 집이 좋다.
힘든 집짓기 노동 없이 캠핑의 맛을 즐기고 
잠은 편안한 집에서 자는 오늘 하루, 
어디 멀리 여행온 듯한 
그런 곳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어디 없을까?

#상쾌한휴식


부모님을 따라 서울에 올라가 초등학교를 전학했다.
시골이 좋았던 나는 주말이면 늘 시골들판을 뛰고 있었고, 개울에서 고기를 잡으며 서울 생활의 답답함을 해소하며 지냈다.

어린 나의 손은 작았지만 
가끔 일손이 부족한 시골에서는 내 손도 거뜬히 한 몫하는 큰 손이었다. 용돈이 부족할때는 주말에 잡아온 민물갈게를 작은건 오십원, 큰건 백원에 친구들에게 팔았다.이렇게 모은 돈으로 오락실도 가고 군것질도 하며 조금씩 서울 생활에 적응해갔다.

친구들 눈에는 내가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
같은반 한 녀석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서울에서도 흙이 뭍은 신발은 신고다니던 나에게 서울 친구가 생겼다. 주말이면 서울 수색역에서 기차를 타고 금촌역 까지 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서 비포장 도로를 달려 시골로 오는 길에 한두 명씩 동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주말마다 여서일곱의 친구들이 우리집으로 함께 왔다. 아궁이에 불을 피워 지은 가마솥밥을 처음 먹어 보았다는 서울촌놈. 개울에서 손으로 더듬어 붕어를 잡는 내 모습이 신기하다는 서울녀석들과 함께 뒷산에서 총싸움을 했다. 개구리를 잡아 뒷다리 구이도 맛있게 먹는 녀석들...

어쩌면 나의 일상이 
그 친구들에게도 잊지못할 이벤트 였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우연히 삼십여년 만에 만난 친구녀석이 그때의 기억을 아직도 한다.자기는 태어나서 메기를 처음 봐서 꿈에도 나타났었다고...

우리는 내 추억의 짦은 마디 마디를 연결하면서 
30년의 세월을 다시 여행한다.

#결혼18년차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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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8년차 중년의 엄마들은 
하루가 여유롭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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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남편 모임,
집에서 차리는 부모님 생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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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하는 나.....
장보는 나.... 요리검색하는 나....
3단 분리되어 “나”를 분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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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듯 
장만 봐서 올 수 있는 곳에서 
백종원 레시피로 바비큐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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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사람들과 함께 요리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테이블은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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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여유롭고 즐겁다.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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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에는 비밀의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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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이 열리면 
도깨비가 나온다는 할아버지의 거짓말에 
나는 무서운 지옥문을 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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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가 지났을까... 
그곳에는 할아버지의 간식용 막걸리
노란 주전자가 있었고
털이 듬성듬성 남아있는 
돼지 껍데기와 신 김치가 늘 있었다.